그 시절 부엌에서 퍼지던 된장 냄새 기억나세요?
어릴 적 비 오는 날이면 꼭 엄마는 수제비를 끓여주셨어요. 바글바글 된장국물에 투박하게 뜯어 넣은 수제비 반죽, 그리고 애호박과 감자, 양파가 어우러진 그 깊은 맛. 요즘처럼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나면, 문득 그 수제비 냄새가 그리워져요.
마트에서 손쉽게 파는 레토르트 음식 대신, 오늘은 그 시절의 수제비를 다시 끓여봤어요. 엄마의 정확한 손맛은 아니지만, 따뜻한 위로가 담긴 그 한 그릇, 여러분도 함께 만들어보실래요?
재료 소개
- 밀가루 1컵
- 물 1/3컵 (반죽용)
- 된장 1.5큰술
- 국간장 1작은술
- 다진 마늘 1작은술
- 감자 1개
- 애호박 1/2개
- 양파 1/2개
- 멸치육수 5컵 (멸치+다시마로 10분 우려내기)
- 들기름 약간 (선택)
조리 순서
- 1. 수제비 반죽 (10분) 밀가루 1컵에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반죽합니다. 손에 덜 달라붙을 정도로 쫀득하게 반죽해 랩을 씌우고 10분 이상 숙성시켜주세요.
- 2. 육수 끓이기 (10분) 물 5컵에 마른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이다가,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빼고 10분 더 끓여 육수를 준비합니다.
- 3. 채소 손질 및 국물 만들기 (5분) 감자, 애호박, 양파를 채 썰고, 육수에 된장 1.5큰술과 다진 마늘, 국간장을 넣어 풀어줍니다.
- 4. 수제비 넣고 끓이기 (8~10분) 숙성된 반죽을 손으로 뜯어가며 끓고 있는 된장국물에 넣습니다. 수제비가 떠오를 때까지 중불에서 8분간 끓이고, 마지막에 들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풍미가 배가돼요.
요리 팁
- 반죽 숙성은 꼭! 급하게 바로 뜯어 넣으면 질기거나 퍼질 수 있어요. 10분이라도 숙성시키면 훨씬 쫄깃해요.
- 된장은 미리 풀지 말고 체에 걸러 국물에 넣으면 덩어리 지지 않아요.
- 감자는 수제비보다 먼저 넣고 익혀야 퍼지지 않아요. 감자부터 넣고 2~3분 익힌 뒤, 반죽 넣으면 딱 좋아요.
- 들기름은 마지막에, 한 방울만! 처음부터 넣으면 국물 텁텁해져요. 불 끄기 직전에 살짝 넣어주세요.
이 한 그릇이 전하는 따뜻함
누군가에게는 단출한 국물 요리지만, 저에겐 어릴 적 추억이 담긴 한 끼였어요. 자극적인 음식에 지쳤을 때, 따끈한 된장향과 투박한 수제비 한 입은 마음을 진정시켜줍니다.
비 오는 날, 혹은 마음이 허전한 날, 이 된장수제비 한 그릇이 여러분에게도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.